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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2개의 인생을 번갈아 넘나드는 이 남자2017-12-19 18:4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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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인생을 번갈아 넘나드는 이 남자
 
사는 자체가 인생드라마 아닌가요? 누구나 주연이죠
 
의사와 연극배우라는 타이틀을 가진 이가 있다. 파란 수술복위로 진지한 얼굴이 연극이야기가 나오자 익살스러운 웃음을 띠는 그는 구미에서 성형외과진료를 하는 내 안에 더블유 의원 최철웅(46)원장이다. 병원 내부에는 그가 출연한 연극의 포스터와 전단이 나란히 놓여있다. 그는 휴대전화기에 저장된 수술복을 입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짙은 화장을 한 양복을 입은 배우의 사진을 보여줬다. 남들보다 두 배의 인생을 즐기는 자신이라며 자랑한다.
 
“의사가 연극을 한다고 하니 시간이 남아 취미활동으로 하는 게 아닐까? 하며 색안경을 끼고 봤죠” 
하지만 고등학교부터 연극에 관심 있었고 대학교 때도 연극동아리 활동을 했다. 꼴찌에 가까운 성적으로 고등학교를 입학한 그는 어느 날 연극을 보고 바로 자신이 걸어야기 할 길이라는 운명을 느꼈다고 한다. 공연장을 나오자마자 연극영화과로 진로를 정하고 학업에 매진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아버지 돌아가시고 부유했던 집안의 가세가 기울었다. 누나 4명 여동생 사이에 장남으로서 연극의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어깨가 무거워진 그는 그때부터 죽을 각오로 공부를 했지만 바닥을 친 성적이 의과대학커트라인을 넘지는 못했다. 한번의 실패를 거듭나 재수 끝에 그는 의과대학에 진학했다. 한시름 놓았을까? 그는 연극동아리에 가입해 또다시 연극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 열정도 의과대학 본과에 들어서면서 묻혀버렸다. 의국 시험과 전문의과정 수련의부터 몇 해 전까지 정신없는 나날이 반복되다가 퇴근길에 스쳐 지나가는 연극 포스터를 보고 잠재되어있던 열정이 끓어올랐다. 순간 다시 연극을 해야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굳었다.
 
최철웅 씨! 연극 한번 해봅시다!

다음날 바로 극단으로 찾아갔다. 몇 번을 사정하고 매달려 지역극단의 회식자리에 감독과 마주앉았다. “단장님 죽기 전에 꼭 한번 다시 무대에 오르고 싶습니다.” 첫마디와 함께 그의 인생사를 털어놓았다. 한동안 그를 응시하던 단장이 소주한 잔을 시원하게 들이키면서 “원장님, 아니 최철웅 씨, 연극 한번 해봅시다”과 했다. 그의 인생 2막이 되는 순간이였다. 다음날 오디션을 보고 바로 ‘클라우드 라인’, ‘그 남자의 자서전’ 등 구미 소극장에서 연극단원으로 지금까지 활동 중이다. 다른 배우들에게 취미생활로 연극을 한다는 인식을 주지 않기 위해 대사연습을 쉬지 않고 한다. 대본연습을 하느라 점심을 거른 적도 많다. 남들보다 몇 배는 노력을 해야 자신 스스로 배우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는 그는 연극을 시작하고 난 후 생활의 목표가 생겼다. 그는 새로운 직업이 좀 더 부각을 드러낼 수 있도록 진료가 끝나면 배우로 사는 삶을 꿈꾼다.
 
2개의 인생을 살면 목표도 2배

죽기 전에 연극을 꼭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버릇처럼 하던 그는 또 하나 하고 싶은 것이 있다. 나이가 들어 생활 전국을 돌며 통증치료를 하는 것의 그의 또 하나 목표다. 올 4월의 연극을 앞두고 있는 그는 연극을 통해 관객들의 마음을 치료하는 것과 의사로서의 몸을 치료하는 삶이 보람된다며  단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지는 인생드라마를 찍고 있는 진정한 주연으로 삶을 살고 싶다면서 진료실 내 연극단원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랑스럽게 가르친다.
 김민규 기자